전세나 월세 계약을 앞두고 계신가요. 부동산을 끼고 하면 중개사가 알아서 챙겨주지만, 지인끼리 직거래를 하거나 재계약을 할 때는 직접 계약서를 써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계약서 한 줄을 빠뜨리거나 확정일자를 놓치면, 나중에 보증금을 통째로 잃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세사기 피해의 상당수가 이 기본 절차를 소홀히 한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은 임대차계약서가 무엇인지부터 작성법, 발급 방법, 그리고 보증금을 지키는 핵심 장치인 확정일자 받는 법까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임대차계약서란

임대차는 한쪽이 물건을 빌려주기로 하고, 다른 쪽이 그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기로 약속할 때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이 약속의 내용을 문서로 남긴 것이 임대차계약서예요.
말로만 한 약속도 계약으로서 효력은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그런 약속 한 적 없다”고 나오면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계약서가 필요한 이유죠.
특히 주택 임대차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라는 별도의 법이 세입자를 보호하고 있는데, 그 보호를 받으려면 계약서라는 물증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 양식 및 작성법

계약서 양식에는 부동산의 표시, 당사자의 표시, 보증금과 계약금 조항이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국토교통부가 배포하는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쓰시는 걸 권해 드립니다. 세입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들어갈 여지가 적고, 법이 요구하는 항목이 빠짐없이 들어 있으니까요.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세 가지
도장을 찍기 전에 이 세 가지는 꼭 확인하세요.
첫째, 등기부등본상 소유자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소유자 이름을 확인하고, 계약하러 나온 사람의 신분증과 대조하세요. 이름이 다르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합니다.
둘째, 근저당권 등 제한물권이 있는지 봅니다. 등기부 을구에 근저당이 잡혀 있다면 그 채권최고액과 내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을 넘지 않는지 계산해 보세요. 넘는다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못 받을 위험이 큽니다.
셋째, 미납 공과금을 확인합니다. 전기, 수도, 가스 요금이 밀려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세요.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는데, 집주인의 세금 체납액은 경우에 따라 내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될 수 있어 중요합니다.
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
특이사항이 없다면 이제 작성 단계입니다. 순서대로 이렇게 채워 나가면 됩니다.
| 항목 | 기재 내용 |
|---|---|
| 부동산의 표시 | 소재지, 지목, 면적, 구조·용도 (등기부와 일치해야 함) |
| 당사자의 표시 | 임대인·임차인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
| 보증금과 차임 | 보증금 총액, 계약금·중도금·잔금과 각 지급 시기, 월세, 관리비 |
| 임대차 기간 | 인도일과 계약 종료일 |
| 금지 조항 | 구조·용도 변경 및 전대·양도 금지 |
| 종료 시 의무 | 원상회복, 보증금 반환 조건 |
| 특약사항 | 당사자가 별도로 합의한 내용 |
| 날짜와 날인 | 작성일, 양측 서명 또는 날인 |
대리인과 계약하는 경우라면 절차가 하나 더 붙습니다. 대리인 자격을 계약서에 표시하고, 인적사항을 기재한 뒤 신분을 확인해야 해요.
이때 소유자 본인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반드시 요구하시고, 가능하면 소유자와 직접 통화해 확인하세요. 대리인 계약은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지점입니다.
보증금은 되도록 소유자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시고, 현금 지급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공인중개사 없이 직거래할 때는 통상 임대인이 계약서 양식을 준비합니다. 다만 준비 주체와 상관없이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는 건 세입자의 몫이에요.
넣어두면 좋은 특약
특약란은 비워 두지 마세요. 분쟁이 생겼을 때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잔금 지급 및 전입신고 다음 날까지 임대인은 저당권 등 권리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특히 유용합니다. 확정일자의 효력이 발생하기 직전 틈을 노린 근저당 설정을 막아주니까요.
그 밖에 시설물 수리 책임의 범위, 반려동물 사육 가능 여부, 계약 해지 조건 등 애매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적어두면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서 발급 방법

계약서를 잃어버렸을 때 재발급받는 방법입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해요.
1) 접속 및 로그인
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합니다. 가입한 적이 없다면 회원가입을 먼저 하셔야 해요.
2) 확정일자 메뉴에서 발급하기 선택

상단의 확정일자 탭을 누른 뒤 계약증서 발급하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인터넷등기소에서 전자확정일자를 신청한 경우에만 이 방법으로 재발급이 가능합니다.
주민센터에서 종이 계약서에 도장을 받으신 분은 온라인 재발급이 안 됩니다. 그 경우에는 확정일자 부여 현황 조회로 부여 사실만 확인하실 수 있어요.
확정일자란 무엇인가
순서를 바꿔 확정일자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걸 알아야 왜 받아야 하는지가 이해되니까요.
확정일자는 이 계약서가 그날 존재했음을 공적으로 증명해 주는 날짜 도장입니다. 법원, 등기소, 주민센터, 공증사무소에서 계약서 여백에 날짜가 찍힌 도장을 찍어주죠.
왜 이게 중요할까요.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우선변제권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우선변제권이란 경매 대금에서 나보다 순위가 늦은 담보물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예요. 이 권리가 없으면 집이 경매로 팔려도 남는 게 없을 수 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둘 다 필요합니다
여기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확정일자만 받으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두 가지가 세트예요.
| 구분 | 갖추는 방법 | 효력 | 발생 시점 |
|---|---|---|---|
| 대항력 | 주택 인도(이사) + 전입신고 | 새 집주인에게도 임차권을 주장 가능 | 전입신고 다음 날 0시 |
| 우선변제권 | 대항력 + 확정일자 | 경매 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 |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춘 날 |
즉 이사 + 전입신고 + 확정일자,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보증금이 제대로 보호됩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 돼요.
그리고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잔금을 치른 당일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 근저당이 내 권리보다 앞서게 되는 구조죠. 앞서 말씀드린 특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잔금일 당일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함께 처리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하루라도 미루지 마세요.
확정일자 받는 방법 세 가지
확정일자를 받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방법 | 준비물 | 가능 시간 | 특징 |
|---|---|---|---|
| 주민센터 방문 | 계약서 원본, 신분증 | 평일 업무시간 | 전입신고와 한 번에 처리 가능 |
| 인터넷등기소 | 계약서 스캔본, 공동인증서 | 24시간 신청 | 평일 업무시간 신청 시 당일 처리 |
| 주택임대차 신고 | 계약서 | 평일 또는 온라인 | 신고 대상이면 확정일자 자동 부여 |
가장 편한 건 첫 번째입니다. 이사한 날 주민센터에 계약서와 신분증을 들고 가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까지 한 번에 받으면 되니까요.
수수료는 인터넷등기소 신청이 500원, 주민센터 방문이 600원 수준입니다. 다만 수수료 정책은 변경될 수 있으니 신청 전에 해당 기관에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주택임대차 신고제로 자동 부여받기
2021년 6월 도입된 주택임대차 신고제, 흔히 전월세신고제라 불리는 제도를 아시나요. 이 제도를 활용하면 확정일자를 따로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고 대상 계약을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되기 때문이에요. 별도 수수료도 들지 않습니다.
누가 신고해야 하나
보증금 6,000만원을 초과하거나 월 차임이 3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이 신고 대상입니다.
신고 기한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이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동으로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느 한쪽이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해도 공동 신고로 처리됩니다.
어디서 신고하나
온라인으로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서, 오프라인으로는 주택 소재지의 시·군·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할 때 계약서를 함께 제출하면 전입신고, 임대차 신고, 확정일자가 한 번에 처리됩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에요.
신고 대상이 아닌 소액 계약이라면 기존 방식대로 확정일자를 따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으로 확정일자 신청하는 방법
평일에 시간 내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온라인 신청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임대차계약서 스캔본 1부, 공동인증서, 수수료를 준비하세요. 스캔본은 PDF, TIFF, TIF 형식만 업로드됩니다. 휴대폰으로 찍은 JPG는 안 되니 미리 변환해 두셔야 해요.
1) 인터넷등기소 접속 및 로그인

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합니다. 처음이시면 회원가입부터 진행하세요.
2) 확정일자 메뉴에서 신청하기 선택

상단 메뉴에 등기 열람/발급, 등기신청, 전자납부, 확정일자, 서비스 소개가 보입니다. 이 중 확정일자를 누르세요.
왼쪽에 신청하기, 발급하기, 정보제공 메뉴가 나타나면 신청하기를 고르고 신청서 작성 및 제출을 클릭합니다.
3) 기본정보 입력

계약 구분이 신규인지 재계약인지 선택하고, 부동산 구분을 고릅니다. 아파트나 주택이면 건물을 선택하시면 돼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주소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주택 소재지와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입력해야 해요. 동·호수까지 정확히 맞춰야 합니다.
주소가 다르면 나중에 확정일자의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니 두 번 세 번 확인하세요. 부동산 등기소재지 확인까지 마쳤으면 저장 후 다음을 누릅니다.
4) 계약정보 입력

계약정보와 임대인·임차인 정보는 필수 입력 항목입니다. 계약증서에 기재된 내용 그대로 입력하세요.
보증금과 차임 금액도 계약서와 일치해야 합니다. 입력을 마쳤으면 저장 후 다음을 누릅니다.
5) 임대차계약서 업로드

신청인 정보까지 입력한 뒤 하단의 계약증서 파일 첨부 버튼을 눌러 스캔본을 올립니다.
업로드 후 수수료를 결제하면 신청이 완료돼요. 스캔본은 글자가 또렷하게 읽히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흐릿하면 반려될 수 있습니다.
신청은 24시간 가능하지만 실제 처리는 등기소 업무시간에 이뤄집니다. 잔금일에 맞춰 효력을 발생시키려면 업무시간 내에 신청하시는 게 안전해요.
확정일자인이란
확정일자인은 계약 문서가 그 시점에 존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법원 공무원이나 공증인이 계약서에 확정일자 번호를 쓰거나 도장을 찍는 것을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대부분 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이에요.
이 제도는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만들어졌습니다. 임대인의 동의나 협조 없이도 임차인 혼자서 받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죠.
확정일자인을 받아두면 거주 중에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순위에 따라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받는 방법은 앞서 정리한 대로, 전입신고 후 계약서를 들고 관할 등기소나 주민센터, 공증사무소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확정일자를 받으면 보증금이 100% 보장되나요?
아닙니다. 확정일자는 배당 순위를 정해줄 뿐이에요. 나보다 앞선 근저당이 많으면 순위가 밀려 전액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 등기부 확인이 그토록 중요한 겁니다.
Q. 재계약할 때도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하나요?
보증금을 올렸다면 인상된 금액에 대해 새로 받아야 합니다. 인상분은 새 확정일자 순위를 갖게 되니까요. 조건 변경 없이 기간만 연장했다면 기존 효력이 유지됩니다.
Q. 전입신고를 미루면 어떻게 되나요?
대항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항력이 없으면 확정일자를 받아도 우선변제권이 발생하지 않아요. 반드시 이사 당일에 하세요.
Q. 임대차 신고를 안 하면 불이익이 있나요?
신고 대상인데 하지 않거나 거짓 신고를 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구체적인 부과 기준과 유예 여부는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관할 지자체에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Q. 계약서를 잃어버렸는데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은 어떻게 증명하나요?
인터넷등기소의 확정일자 부여현황 조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으로 신청한 경우에만 계약증서 자체의 재발급이 가능합니다.
마무리
임대차계약에서 보증금을 지키는 공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사, 전입신고, 확정일자. 이 세 가지를 잔금일 당일에 모두 끝내는 것이죠.
여기에 계약 전 등기부등본 확인과 “잔금일 다음 날까지 권리 설정 금지” 특약까지 더하면, 흔히 발생하는 사고 유형은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신고 대상 계약이라면 주택임대차 신고를 하는 것만으로 확정일자가 자동 부여되니,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함께 한 번에 처리하시는 걸 권해 드립니다.
전세보증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장 큰 자산입니다. 몇 백원짜리 수수료와 반나절의 수고로 그 돈을 지킬 수 있다면, 결코 미룰 일이 아니겠죠.